오늘은 다가올 내 생일을 위해 가족과 여행을 가는 날이다. 이번 여행지는 춘천이다.

오전 5시에 기상했다. 6시에 출발해야했기 때문이다. 평소 학교에 가는 날(평일)에도 옷입고 머리를 만지는데 60분에서 길면 70분 정도면 충분하니 출발하기 60분 전에 기상한거다.

아침은 김밥을 먹기로 했다. 항상 5시부터 22시까지 영업하는 분식집이 있어서 아침 일찍 가족여행 가는 날이면 아침은 항상 이 곳에서 해결했다. 김밥 종류도 49가지나 있어서 평소 참치나 치즈 혹은 참치치즈만 먹었는데 이번에는 묵은지 참치치즈 김밥이 눈에 들아와 묵은지 참치치즈 김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맛은 매우 맛있었다. 단, 이 김밥 집의 참치의 간이 너무 세서 다음에는 그냥 묵은지 김밥을 먹기로 했다.

중간에 화장실도 들르다보니 8시반쯤 도착하게 되었다. 바로 숙소로 가는 것이 아니라 관광 여행지에 먼저 방문 했다가 숙소로 들어가기로 해서 관광지로 먼저 왔다. 가족여행 첫 날, 첫 볼거리는 가평에 위치한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이다. ‘여행일지 썸네일은 춘천이라거 표기되어 있는데 왠 가평이냐?’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후술 하겠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 이라고 볼 수 있는 남이섬과 이번 여행의 숙소의 위치가 춘천이라 춘천으로 표기한거다. 아무튼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는 스위스 마을 느낌의 건물들을 지어놓은 곳인데, 원래는 스위스 테마파크에서 9km 떨어진 스위스 테마파크의 프랑스 버젼 같은 쁘띠프랑스에 가려고 했으나 내가 걸음마를 채 떼기도 전에 이미 가평에 한 번 간 경험이 있던 부모님께서 쁘띠프랑스가 볼거리가 매우 없고, 할 것도 없는데다가 테마파크도 좁고, 리뉴얼 조차 안하고 끽 해봐야 프랑스 마을 옆에 이태리 마을 하나를 새롭게 배치한 것 밖에 없다며 스위스 테마파크에 오게 되었다.

오픈시간은 9시, 우리가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8시반 이었기에 당연히 들어갈 수 없었고...9시가 되어서야 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대인(24개월 이상~성인) 8000원, 반려동물 100원으로 우리는 성인 셋 24000원을 내고 입장했다.

건물도 정말 스위스 마을처럼 잘 꾸며져있었고, 날씨도 좋아 사진도 뭐 그럭저럭 잘 찍혔다. 그런데 테마파크 내 몇몇 건물은 실제로 사람이 거주 중인 건물이라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면 인원수에 맞게 여권을 주는데, 테마파크를 돌면서 6개의 스탬프를 받으면 스페셜 굿즈를 준다고 해서 ‘그래...이왕 왔으니까 이거라도 받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테마파크를 돌면서 사진이나 찍고, 양 목장도 구경하면서 스탬프의 위치를 찾아 스탬프를 여권에 찍어 스페셜 굿즈나 받기로 했다.

길을 따라 건물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구경을 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는데, 집의 분양가가 많이 비싼지 개인 차고지나 집 앞에 주차 된 차들이 현기차는 하나도 없고 죄다 제네시스, 벤츠, BMW, 마세라티 같이 외제차 혹은 비싼 차종들 밖에 없었다(추후에 찾아보니 집들 매매가가 거의 다 10억 이상 이었다) 그렇게 주차된 차들을 보며 감탄하던 중 내 드림카를 발견했다. 서울, 수원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볼 수 없었던 드림카가 산에 둘러쌓인 이런 시골에 있었다. 차 상태도 무척이나 좋았다. 새 차라고 해도 믿을 수준 이었다.

원래 퐁듀를 만드는 체험이나 굿즈샵, 카페 같이 안에 들어가 수 있는 건물 몇채가 있는데다가 트램펄린, 튜브슬라이드, 양 먹이 주기 체험 등이 있었다. 심지어 이 모든게 다 무료. 하지만, 우리가 오픈런을 뛰어 1등으로 입장해 직원이 모두 출근을 안해 앞서 말한 체험들을 할 수 없었다. 어차피 양 먹이 주기 체험은 하고픈 의향이 조금이라도 들었을지 몰라도 나머지는 하고픈 생각이 아예 안들었다.

스탬프는 총 5개였고, 하나가 남았을때 카페퐁뒤에서 스탬프를 찍으라는데...테마파크 안내지도에서 도저히 카페퐁뒤가 안보이는 것이었다....처음에는 퐁듀 체험 건물에서 찍는건가 싶었다(퐁뒤나 퐁듀나 뜻은 같으나 한글 발음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퐁듀 만들기 체험 건물의 정식명칭은 ‘치즈퐁듀 체험’이었다. 그런데 또 네이버 블로그들을 확인한 결과 카페퐁뒤 라는 카페가 정말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카페는 스노위라는 카페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계속 돌아다닐 수는 없으니 매표소에서 여권을 나눠주고, 몇몇 집은 실제 사람이 사는 집 이므로 출입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러주는 직원 분께 가서 여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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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퐁뒤가 없어졌다고 이것만 빼고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고 하셨다(...) 스탬프를 모두 모으고나서 스페셜 굿즈를 받았다. 스페셜 굿즈는 뱃지 3개였다(스탬프를 모두 모은 여권 수에 맞게 주는 듯) 허무했지만 예쁘게 잘 건진 사진들도 있어 나쁘지 않았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전망도 죽여서 날씨 좋을때 가면 좋은 사진 많이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관광지는 이번 여행의 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남이섬이다. 춘천 갔다왔다고 하면 열에 여덟은 남이섬에 다녀왔냐고 물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일단 남이섬으로 가기 전에 점심을 먹고 갈거다.

스위스 테마파크를 나오니 11시반 쯤 되었다. 아무리 점심을 먹고 간다고 한들 시간이 너무 널널했다. 14시반까지 가야했었는데 이럴거였으면 스위스 테마파크 내에 있는 카페 스노위에서 음료를 시키고 좀 뻐기다 오는게 나았을 정도다. 하지만 이건 큰 오산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스위스 테마파크에서 23km 떨어진 가평 시내로 나가 가평잣고을시장 창업경제타운 건물 지하에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아무리 시골이라 해도 시내라서 그런지 n단지 아파트들도 있었다. 이때 날씨가 너무너무 덥고 후덥지근해 시원하게 냉면을 먹으려고 했지만.....아빠가 빈속에 찬걸 먹으면 사리(瀉痢)를 한다고 하시니 짬뽕을 먹기로 했다. 일단 부모님께서 현금이 필요해 NH농협은행에 들러 현금을 뽑았다. 은행에서 150m 떨어진 중화요리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들어가자마자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도 모르게 기침이 나왔다. 너무 매웠다. 나중에 엄마가 말하길 “너무 매운 나머지 나가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빠는 차돌짬뽕(₩12000), 엄마는 짜장면(₩8000), 나는 삼선짬뽕(₩14000)을 주문했다. 절대 일부러 비싼거 먹은거 아니다. 난 원체 해물을 좋아해 삼선짬뽕을 시킨거다. 음식은 엄마의 짜장면 부터 서빙되었다. 놀랐다. 그릇의 크기와 음식의 양이 진짜 어마무시 했다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었다(후술 하겠지만, 우리 가족은 중화요리를 먹을때 모두 n입씩 맛을 보라고 앞접시에 서로 각자의 메뉴를 n젓가락 덜어주는데 이후에 엄마가 말하길 “평소 동네 중국집 짜장면을 주문해 받고 n젓가락을 덜어주면 두 입 밖에 안남는데 n젓가락을 덜어도 양이 줄지 않는게 놀라웠다.”고 말했다)....물론 짜장면이 나왔을때 나만 놀란 것이 아닌 우리 가족 모두가 얼어붙었다. 여긴 곱배기가 없다. 일반 사이즈만 판매한다. 그런데도 압도적인 사이즈에 할 말을 잃었다. 그 다음 순서대로 아빠의 차돌짬뽕과 나의 삼선짬뽕까지 나왔다. 짜장면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이어 차돌짬뽕의 토핑(홍합, 차돌)의 양과 삼선짬뽕의 해물 토핑(라인업도 미쳤음. 새우, 오징어(다리와 몸통), 조개 등)의 양이 정말 놀라웠다. 18년 동안 시골인심 좋다는 말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이때 처음 느꼈다... 음식의 맛 또한 당장이라도 주방으로 달려가 요리사 겸 사장님께 악수를 청하고 큰 절을 박고싶었다. 먼저 우리 가족은 중화요리를 먹을때 모두 n입씩 맛을 보라고 앞접시에 각자의 메뉴를 n젓가락을 덜어준다. 아빠의 차돌짬뽕 국물을 먹어보았다. 육향이 아주 진하게 느껴졌다... 엄마의 짜장면 또한 달짝지근하니 무척 맛있었다... 내 삼선짬뽕의 국물을 처음 떴을때에는... 정말이지...지금 쓰는 이 여행일지 글씨로 표현이 안될 정도였다... 아빠의 차돌짬뽕 국물과는 또 다른 미미(美味)가 있었다. 홍합도 완전 많았고, 내 삼선짬뽕에는 해물의 종류도 다양했으며 맛 또한 더 말하면 입만 아플 정도였다. 가게 이름은 경기 가평군 가평읍 보납로 28번지에 위치한 함지성&용성각이다. 여행일지를 읽는 독자들도 나중에 가평 또는 춘천에 간다면 여기 꼭 한 번 갔다 갔으면 한다.
점심을 다 먹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앞치마를 벗어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나갈뻔 했다. 가게 종업원이 말해주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어리버리한 성격 고치는 법을 아는 독자가 있다면 개인디엠 부탁한다😅

점심식사를 마쳐도 시간이 널널했다. 그래서 물(생수)을 사러 중국집에서 다시 가평잣고을시장 창업경제타운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집에서 나올때 물을 안챙겨 나온 것은 아니다. 500ml 페트병 몇병을 챙겼지만, 오는 길 차에서 다 마셔버렸다(원래 필자는 물을 매우 많이 마신다. 여담으로 재작년 고1 이었을 무렵 같은 반 이었던 현민이(現306)와 매 수업 시간(50분) 동안 500ml를 마시고, 매 교시가 끝날때 마다 물을 뜨러 갔던 일화가 있다) 마침 가평잣고을시장 창업경제타운 건물 2층에 노브랜드가 있어 그 곳에서 생수를 사기로 했다. 생수와 다른 물품들은 사고나니 12시40분 정도가 되어있었다. 이제 380m 정도 떨어진 빽다방에서 음료를 사서 3.6km를 달려 남이섬으로 가면 된다. 20분도 안걸릴거다. 빽다방이야 뭐 음료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는데 10분채 안걸리고, 남이섬까지 3.6km를 차를 타고 이동하는거니까 9분 밖에 안걸린다.



남이섬을 들어가는데 여러 방법이 있다. 유람선 타기, 모터보트 타기, 짚라인 타기.... 우리는 짚라인을 탈거다. 썸네일에 있던 그 타워가 맞다. 짚라인 타워를 340m을 앞뒀을때, 닭갈비 가게들이 여기저기 보였을때...문제가 생겼다... 남이섬을 가려는 차들이 최대한 가깝고 좋은 자리에 주차를 하려고 주차전쟁이 일어났다. 윗 사진을 보면 짚라인 타워, 제트보트/유람선 선착장 주변에 주차장이 무려 12개나 있는데...거짓말이 아니라 모두 꽉 차있었고, 꽉 차있는데도 운좋게 빈 자리가 있나 찾으려는 차들이 도로를 꽉 막아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물론 우리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남이섬 제4주차장 까지 도달했는데도 주차하지 못하였고, 차도 완전 막혀 다시 뒤로 빠지기로 했다. 시간은 어느덧 14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짚라인의 요금은 어드벤처코스(짚타워에서 자라섬(640m)으로 갔다가 모터보트를 타고 남이섬으로 가는 코스, ₩52900)와 패밀리코스(짚타워에서 남이섬으로 직행하는 940m 코스, ₩49900) 두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어드벤처코스를 선택했다. 14시30분까지 가야하는데 이대로 주차할 곳만 찾다간 제 시간에 도착을 못할뿐더러 환불도 안되기 때문에 셋 다 못타서 ₩158700을 날리는 것 보다 엄마랑 나라도 내려서 ₩52900만 날리는게 더 낫다고 일단 엄마랑 나 먼저 내리고, 아빠는 주차 자리를 최대한 찾고 끝까지 안되면 아빠는 그 후에 모터보트를 따로 타고 오기로 했다.

14시10분. 엄마와 나는 짚타워 안 까지 도착했다. 환불도 안되고, 주차도 못해 화가 난 엄마는 짚타워 내 인포메이션에 이정도로 혼잡하면 짚라인 이용자는 주차장 우선 이용을 하게 해주던가, 환불이라도 해주던가, 적어도 주차 하려는 차들로 혼잡하니 일찍 오라고 전화라도 줘야 하는게 아니냐며 토로했다. 하지만 인포메이션에서는 주차장 우선 이용은 주차장은 짚타워 측에서 관리하는게 아니고 따로 관리자가 있어 불가능하고, 환불은 원래 제공하지 않는다며 매뉴얼 이라고 했고, 적어도 주차 하려는 차들로 혼잡하니 일찍 오라고 전화라도 줘야 하는 부분은 죄송하다는 말만 내놓았다. 단, 시간을 15시로 미룰 수 있다고 했다. 30분을 미뤄 더 주차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진짜 답이 안보이면 시간을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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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너무 쫄렸다. 다행히 14시10분 주차에 성공했고, 아슬아슬하게 짚타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간단한 동의서를 제출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에는 1층 버튼(입출구), 3층 버튼(사무실), 16층(어드벤처코스 탑승장), 17층 버튼(패밀리코스 탑승장)이 있었다. 엘리베이터 탑승을 아주 짧게(5초동안) 찍은 영상은 액션캠으로 촬영했다. 액션캠 기종은 X4000-3. 현존하는 가장 저렴한 액션캠으로 저렴한 만큼 화질은 cctv보다 못하며(그래도 1080p와 HD까지 지원함), 마이크, 스피커 등도 그닥 좋지 않은 편이다. 완전 가성비 카메라이다. 장점 보다 단점이 많은데도, 고성능 휴대폰이 있는데도 액션캠을 쓰는 이유는 엘리베이터 탑승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화질이 안좋아서 자연스럽게 되는 레트로 감성이 매력있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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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말고.

80m 상공으로 올라왔다. 거짓말이 아니라 다리가 떨렸다. 팔도 떨렸다....80m 높이에서 벤치에 앉아 내 차례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캐스트(?) 분께서 간단한 안전교육을 해주셨다. 탑승 순간을 남기고 싶다면 핸드폰에 줄이 달려있거나 줄이 달린 액션캠(내 액션캠에는 줄이 달려있다)으로만 촬영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촬영은 불가하고 가방이나 짚라인 앉는 부분(시트? 의자?) 뒷주머니에 넣으라고 당부했다. 슬리퍼일 경우 신발주머니도 따로 챙겨주는 듯 했다.
짚라인은 한 번에 둘 밖에 못타기 때문에 나랑 엄마가 먼저 타고, 아빠가 마지막으로 타고 내려오기로했다. 내 차례가 왔다. 시트에 앉았다. 안전요원이 벨트를 매주었다. 이때 진짜 엄청 떨렸다. 얼굴만 험악하게 생겼지.. 속은 정말 여리고, 겁이 많다. 캐스트 분께 이거 정말 괜찮냐는 듯 눈빛을 보내니 말은 없지만 난감해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어쩔 줄 몰라하시며 눈치를 보셨다. TMI로 캐스트 분이 총 둘 이었는데 그 중 한명이 약간 운 없는 이종혁느낌이 났다. 이종혁이 누구냐면 빅보스엔터테이먼트 소속 배우인데 누군지 모를 수 있다.



설명
하지만 윗 사진을 보면 알 것이다. 한남이라면 한번쯤 봤을 말죽거리 잔혹사. 그 중에서도 꽤나 임팩트 있었던 “지금 나한테 이거(우유) 던진 새끼 누구야?” 선도부장 차종훈. 모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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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간에 결국 문이 열렸고 80m 높이에서 80km/h 속도에 5도 각도로 활강했다. 문이 열리고 스르륵 가속도가 붙으며 내려가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엄마가 찍은 탑승영상19초를 보면 들을 수 있다. 사실 문이 열리기 전에 탈 준비를 하고 문이 열리는 순간만 무섭지 타는 순간은하나도 안무섭고 재미있었다. 그저 액션캠에 소리 지르는 소리가 담기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타는 내내 소리 질렀다(정작 초반에 몇초 잠깐 들리고 그 후에는 짚라인 소리 밖에 안들렸지만....) 어드벤처코스가 소요시간이 1분20초가 걸린다고 했는데...1분도 안걸린 것 같다. 그리고 짚라인에서 정작 무서운 부분은 따로 있었다. 자라섬에 다 도착하고 하차장에서 80km/h 속도로 오기때문에 속도를 죽여 멈추려고 전기 튀는 소리(?)와 함께 진짜 튕겨져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탑승영상 55초 부터 보면 전기 튀는 소리와 엄마가 소리 지르는 소리가 아주 잘 들리며 아빠 또한 튕겨 날라갈까봐 순간적으로 양 옆에 줄을 꽉 잡았다고 했다.

자라섬에 도착했다. 이제 자라섬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남이섬 선착장으로 가면 된다. 짚라인 어드벤처코스를 구매했을 경우 남이섬 들어가는 모터보트, 다시 육지로 돌아오는 유람선 비용이 모두 포함 되어있기 때문에 자라섬 선착장에서 따로 요금을 낼 필요없이 짚라인 표를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근데 선착장 관계자 분께서 안봐도 된다고 아까 내려오는거 봤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지른 소리의 파급력이 매우 컸던 모양이다. 모터보트는 자라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탑승하고 출발할 수 있었다. 모터보트를 타는 동안 앞머리가 때문에 시야가 방해되었다.

모터보트를 타고 1.5km를 더 달려 드디어! 남이섬에 도착했다!!

남이섬에서 내리니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남이섬을 즐기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설명
1. 도보로 이곳저곳 한바퀴 둘러보기 (소요시간 : 2시간)
2. 스토리 투어버스 (소요시간 : 20분)
남이섬 나눔열차 (소요시간 : 8분)
이걸 보는 당신이 남이섬에 왔다면 무엇을 선택했을까? 솔직히 2번이 젤 낫지 않나? 나눔열차는 편도 코스로 중앙을 관통하여 섬 반대쪽으로 가는 코스이고, 스토리 투어버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남이섬 외곽을 한바퀴 둘러보는 코스이다. 물론 스토리 투어버스가 나눔열차보다 1인당 요금이 5000원 더 비싸긴 한데 그 누구라도 스토리 투어버스를 골랐을 것이다.

스토리 투어버스 표 세 장을 끊고 대기줄에 섰다. 앞에 두 팀 정도가 빠지니 우리 차례가 왔다. 우리는 맨 뒷자리에 앉았는데 맨 뒷자석 의자는 방향이 반대로 되어있었다. 남이섬을 돌면서 운전자 겸 가이드는 남이섬의 역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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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
그리고 남이섬 관광객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들 중 하나인 ‘남이섬은 춘천인가? 가평인가?’에 대한 답도 해주셨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이섬은 춘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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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사진을 보면 북한강을 경계로 가평과 춘천이 나뉘어져 있는데, 남이섬은 춘천시에 속해있기에 가이드는 “여러분은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1분만에 넘어온 진귀한 경험을 하신겁니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또 남이섬에서 키우는 타조에 대한 일화를 알려주셨다.

20분 정도 지나니 다시 스토리 투어버스 대기줄로 돌아왔다. 우리는 아까 스토리 투어버스를 타며 본 타조와 겨울연가 촬영지, 숲길 산책로만 갔다가 육지로 나가기로 했다. 왜 이렇게 일찍 나가냐고? 아까 스토리 투어버스 가이드曰 “육지로 나가는 유람선 대기줄이 웬만한 놀이공원 어트랙션 줄 뺨칩니다. 21시에 남이섬은 문을 닫는데 직원 전용 선박은 존재하지 않아 우리도 퇴근을 못할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오늘은 2025년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중 남이섬을 가장 많은 사람이 찾은 날 입니다.”라고 했기에 적당한 시간에 나가지 못하면 매우 오래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 실제로 투어버스에서 내렸을때 유람선 대기줄이 최소 100m 이상 서있던 모습도 봤다.

우리는 남이장군묘를 들렀다 겨울연가 촬영지로 갔다.



설명
겨울연가 촬영지에서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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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산책로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설명
마지막으로 남이섬에서 키우는 타조를 보고 가기로했다. 타조 우리에는 두마리의 타조가 있었다. 이름은 깡타였는데, 투어버스에서 이름의 유래를 들었다. 원래 스위스 테마파크의 양 처럼 과거에는 타조를 방목해서 키웠는데 관광객들을 위협하거나 관광객의 도시락을 뺏어먹고, 심지어 차키까지 삼키는 만행을 저질러 타조 우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뭐야ㅋ 조야? ㅋ”라고 중얼거렸는데, 내 중얼거림이 끝남과 무섭게 가이드는 “그래서~ 깡패 타조라는 별명이 붙여졌고, 그게 이름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대충 볼거리도 끝났겠다(사실 2~3곳의 박물관(모두 관람비 무료)이나 카페, 어린이 롤러코스터 트리코스터도 있고 즐길거리도 더 있었지만, 얼른 가지 않으면 나가는데 정말 오래걸릴 것 같아 그냥 지금 가기로 했다. 그 전에 화장실을 한 번 들르기로 했다. 화장실 바로 앞에 흡연구역(구름동산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음)이 있었는데 거기서 흡연을 하시는 여자 직원 눈나...너무 예뻤다...맘 같아선 같이 맞담 하고 싶었당....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유람선을 타러 이동했다. 화장실에서 나오면 유람선 타는 곳이 보였다. 그런데 딱 좋은 타이밍 이었던건지 줄은 진짜 하나도 없었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설명
마지막으로 남이섬 드날문과 드날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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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배경으로도 사진을 찍었다.

육지로 나오니 시간은 15시30분이 정도 되어있었다. 이제 숙소로 가기로 했다. 주차한 곳에서 숙소까지의 거리가 17km라서 얼마 안걸린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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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주변에도 다른 숙소, 빌라가 붙어있고 건물 사이에 오르막길이 하나 있는데 이 오르막길이 경사도 꽤나 가파르고, 간격도 7m정도다 보니 올라갈때 느낌은 썩 좋진 않았다. 설상가상 주차장도 30평 또는 그 이하 밖에 안되어보여 주차 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숙소는 3층짜리(1층과 2층은 단층, 3층은 복층) 집 이었고, 우리 방은 2층 이었다. 저번 휴가였던 강릉때와 달리 이번 숙소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직접 짐을 날아야 했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복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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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초등학생때 문방구에서 한 번쯤 봤을 고무 요요볼 냄새가 났다. 진짜 고무 요요볼 냄새! 딱 그 냄새였다!

이번 휴가때 묵을 방은 역대 우리가 묵었던 숙소들의 방 중 가장 좁았다. 첫 단층 숙소라서 그렇게 느낀 것 일 수도 있으나...진짜 좁긴 했다. 냉장고도 역대급으로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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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이게 아무리 2인용 방 이라고 해도 그렇지...침대 디자인이나 스파나 샤워 가운(샤워 가운 있는 숙소는 처음이다)이나 이건 뭐 아주 그냥 커플로 와서 샤워 하고 가운 입고 침대 누워서 티비 좀 보다가 가운 풀어서 섹스하고 스파에 뜨신 물을 받아 안에 들어가서 물소리와 또 다른 물소리 내면서 2차전 섹스하고 샤워할때 또 3차전으로 섹스하라는 느낌이 물씬 났다.

짐 정리를 다 끝내고 환복을 하자마자 침대에 뻗었다. 분명 내가 운전하지도 않았는데, 진짜로 존나! 존나게! 힘들었다.

좀 쉬다가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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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메뉴는 장어구이와 소고기다. 저녁은 숯으로 조리해야 했기에 매우 비좁은 성인 남성 8명을 간신히 구겨넣을 수 있을 정도 크기의 테라스에서 먹었는데,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던 중 테라스라 주변이 뚫려있다보니 나방이 너무 자주 들락날락 거려 제대로 식사를 못했다.

나방이 흩날리는 가루에 정말 응급실을 가야할 정도로 심한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엄마의 경우 예전부터 나방을 끔찍하게 싫어했다. 나도 그 알레르기가 있다곤 하는데 난 아직 나방가루 때문에 두드러기 반응이 올라온 적은 없다. 그래서 저녁식사가 대충 끝내고(나는 진작에 식사를 끝마쳤다) 남은 부모님의 안주 양꼬치와 그 밖에 고기를 조리를 다 마치고나서 접시에 옮겨 방안으로 피신해 먹었다.

부모님들이 안주와 술을 마실때 나는 스파에 드러갔다. 스파의 온기가 오늘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조용히 녹여주었다.